모임
어제 라이온스 클럽 모임에 갔다왔다
돌쇠가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내가 대신 이사람 저사람 따라주는 맥주를 몽땅 마셨더니
머리가 지끈지끈 하다
평소 돌쇠가 깨워야 일어나는데 화장도 지우지 않고 쓰러져 잤더니
찌뿌둥 해서 조금 일찍 일어났다
"아직 술이 덜 깼군 깨우지 안았는데도 일어난걸 보니"
"나 머리아퍼 죽겠어. 내가 자기위해서 술도 받아 마시구 어제 그사람들이랑 열심히 놀아준건 알아줘야해
아마 다음 모임엔 자기 모르는 사람 없을꺼야 "
"야 말은 바로해라. 놀아준게 아니구 본인이 신나서 놀더구만. 어제 너 얘기루 아마 까페 도배를 해놀꺼다"
1차 행사 때에두 긴 진행땜시 지루했는데 2차에서도 1차행사와 별반 차이없이
간부들 인사하고 신입회원 인사하느라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사회자가 우리 부부를 지목하길래 지루함도 달랠겸 난 인사대신 노래 한곡하겠다구 했더니
곡목을 물어보고 반주를 틀어준다
내 평소 음주가무는 잘 못하지만 분위기 띠우는덴 일가견이 있는터라 춤과 곁들여 목청껏 타령하나불렀더니
주위 사람들이 내내 앵콜을 외쳐댔다
이후론 인사는 접어졌고 본격적인 가무가 시작되었다
또 이런 모임에선 나만 신나게 놀면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수 없다
내 존재를 각인시켰으면 상대방이 무대에 섰을때 관심을 가져주고 더 신나게 흥을 돋아 줘야 한다
염치 불구 하고 그 누구든 무대에 설때 마다 탬버린 들고 열심히 춤췄더니 다들 좋아했다
돌쇠는 벌써부터 집에 가자고 눈치를 줬지만 한참 흥이 오른터라 가고 싶지 않았다
첨엔 형식상 같이 어울려 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그시간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어느정도 놀다보니 짬봉한 술때문에 화장실을 들락 거려야만 했다
이제 체력두 바닥이 났구 시간도 많이 흘렀다
돌쇠가 또 가자구 하길래 인사하고 일어났다 집에오자마자 아무렇게 옷을 벗어던지구 금새 곯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