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사는이야기

저녁

윤서맘** 2008. 6. 24. 11:28

밥하는걸 두려워하는 나에게 돌쇠는 어거지한번 부려본거라 하면서

안해도 된다 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퇴근후 홈플러스로 향했다

저녁에 뭐해먹냐고 주변사람들한테 물어봤지만 딱히 추천해주는 메뉴가 없다

가는동안 뭘하지 뭘해먹지? 고민하다보니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갖은 양념이 없어도 할수 있는 요리

맞다 카레해먹자

일단 쌀파는 곳부터 들렀다

10kg는 너무 무거워서 들고 갈수 없고

5kg는 저것도 좀 많은거 같고 오호라~~ 2kg 짜리 쌀도 있네

카레가루 사고 뒷면에 설명서 들여다 보니

재료를 볶아 넣으란다 그럼 기름이 필요한데

식용유 젤루 작은거 집어들고 돼지고기 사고

감자 1개 사고 양파도 필요하군

작은자루 한개살까?

카트에 넣었다가 아니다.. 넘 많어

낫개로 1개 집었다가

아니지 계속 저녁해먹을라면 자루로 사는게 낫겠어

아니아니다 내가 며칠이나 해먹을라구 한개만 사자

뭔가 허전하지만 재료는 다 구입한거 같고

집에 계란이 떨어진지 한참 됐는데 계란파는 코너에 가보니

유정란 한방계란 키토산 먹인 계란... 등등 이름도 가지가지 붙여놓고

값만 올려놓은거 같다 내가 찾는 제일 저렴한 영양란은 보이지 않는다

에이~ 그냥가자

집에와서 돌쇠한테 계란값이 왜이리 비싸냐고 했더니

원래 그정도 한단다

낫개당 400원쯤 한거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맞는거 같기도 하구.. 에이, 모르겠다

돌쇠 뭘 사왔냐구 물어본다

"오늘부터 밥해줄라고 시장봐왔지"

"안해도 된다니까"

"아냐 한번이라도 해줘야 나중에 싸울때 밥 몇번 해줬냐고 또 그러면 내가 큰소리 칠수가 있어."

돌쇠 좋은듯 얼굴이 환해지면서 미소가 한가득이다

쌀은 사오긴 했는데 오늘은 햇반으로 대신하자

설명서 대로 후라이팬에 기름붓고 감자썰어볶다가 고기도 넣구 양파도 넣구 물부어 끓이다가

카레가루 넣고 저었더니 카레가루가 잘 안풀어진다

이렇게 하는게 아녔나?

아무리 수저로 저어두 뭉친 카레가루가 잘 풀어지지 않는다

이러다 다 쫄겠다 그냥 먹어야지

"카레 다 됐어"

"김치는 있어?"

"응, 지난번 갖다놓은거 한포기 있어"

상위에 김치와 카레 뿐이지만 햇반위에 가득 카레를 부어�더니

돌쇠 맛있다며 잘 먹는다

"집에서 밥먹으니까 좋지?"

"응, 낼은 뭐해먹을까? "

"안해도 된다니까"

"그럼 일주일치 카레 해놨으니까 이거 먹어"

"그래"

밥한끼에 행복해 하는 돌쇠얼굴 보니 나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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