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쇠가 야유회 갔다가 왔다
설악산 등반갔다왔더니 너무 피곤하다며
오자마자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샤워후 나오면서
"빨래 돌렸어?" 하고 묻는다
"응, 근데 안널었어"
"언제 돌렸는데"
"어제 밤에"
베란다로 나가더니 세탁기를 다시 돌리나 보다
"어제 운동은 갔었어?"
"아니"
"그럼 뭐 했어?"
"연습장 입고갈 옷이 없어서 안갔어"
"별 핑계를 다 대는군. 추리닝 입고 가면 돼자나"
"그거 작년에 홈쇼핑에서 샀더니 사람들이 추레 하대"
"낼 사줄께"
"싫어 오늘 사줘"
"나 피곤해"
"오늘 꼭 사고 싶단 말야. 오늘 기분 무지 꿀꿀해 오늘사줘"
"알았어 나가자"
돌쇠 별 싫은 내색 하지 않고 차키를 들고 나선다
매장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골라주는 돌쇠 고맙기두 하지
날씨가 춥다며 바람막이 기능이 있는 노란색이 따뜻해 보이는 니트랑
베이지색 바지를 골라준다
아주 맘에 드는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조금 후면 요즘 어려운데 괜히 비싼 옷샀나 싶어서 후회하겠지만
옷을 사려고 이것저것 입어보는 시간 만큼은 즐겁다
조금 전까지 꿀꿀했던 기분이 쪼금 좋아진다. ^........^
2008.10.30 아직도 철부지 아줌마 알리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