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회사직원이 홍삼액을 부탁했는데 일부만 해드리고
아직 못해드린 삼이 남았길래 홍삼기계를 닦으려고 열다가
쩍~ 하고 뚜껑이 깨졌다
에구.. 또 돈들어 가게 생겼네
그냥 쓰레기통에 깨진 뚜껑을 버렸더니 돌쇠가 한마디 한다
잔소리꾼...
유리가 깨지면 안좋은 일이 생긴다던데... 잠시 이런 생각이 스치긴 했지만
평소 워낙 덜렁거리다보니 이것저것 잘두 떨어뜨리고 깨먹구
신경쓸일이 아니다
저녁에 후배 돌잔치가 있다
어제부터 돌쇠한테 같이 가자구 졸랐더니 시원하게 대답은 안했지만
머리만지고 앉은걸 보니 갈듯하다
나두 얼릉 준비 해야지
작은방에서 준비하고 옷입구 나오니 돌쇠가 통화중이다
직원들이 오늘도 일을 했는데 저녁사달라는 전화란다
" 그럼 그사람들 먼저 먹구 있으라 하고 돌잔치에 얼굴만 보이구 오자"
" 직원들 일요일까지 일하고 고생했는데 밥사줘야해 자기 혼자 갔다와"
열이 확~~ 오른다
다른 후배한테 전화를 했다
" 나 정화아기 돌에 못갈거 같다 봉투좀 부탁해"
" 왜 안가?"
" 어! 신경꺼"
" 그럼 같이 밥먹으러 가자"
"싫어! 내가 거길 왜가! 직원들 불편하게 .. 가서 자기나 니네 직원들하고 밥먹어!"
"말이 좀 심하지 않어? 니네 직원이 뭐야!"
"그럼 니네 직원이지 내직원이야!"
정말 화난다
나가서 바람이나 쏘이자
갈데가 마땅치 않아 홈플러스로 차를 끌고 향했다
이것저것 카트에 실다보니 먹을것만 한가득 실고 왔다
9시쯤 돌쇠한데 전화가 온다
" 밥먹었어?"
"응 먹었어"
"뭐 먹었어?"
"먹었다니까 뭐 먹었는지 뭐 그리 궁금해!"
"잔치국수 포장해 갈께"
"사오지마 밥먹었어!"
집에 들어오는 돌쇠손에 검은 봉다리가 들려져 있다
" 이거 먹어"
" 누가 잔치국수 좋대? 안먹어! 나 국수 안좋아해"
내 팽겨쳤다가 그래도 너무한가 싶어 펼쳐 한젓가락 넘길려니
서럼움이 복받쳐 눈물이 쏟아질꺼 같다
" 안먹는다는데 이런건 뭐하러 사와!"
씽크대에 부어버렸다
순간 내가 너무한가 싶었는데 어쩌나 벌써 국수는 씽크대 속으로 들어가 버렸는걸.....
돌쇠 아무소리 안하고 티비만 본다
속상한 맘에 음악만 크게 틀고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