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사는이야기

묻지마 관광

윤서맘** 2008. 4. 5. 17:08

엊그제 사무실 팀장님이 쌍계사 벚꽃 구경가자며 전단지 한장을 들고 왔다

항상 쉬는날이면 무료하던 차에 가겠다고 했속을 했다

전단지에 조식 점심 간식 주류 제공 13,000원 이렇게 써 있었다

가끔 카메라 출동 같은데 나오는 관광상품 인거 같았다

왜 있지 않은가  노인네들 관광시켜준다 하고 이곳저곳 실고 다니며 건강식품 비싸게 구매하게끔 하는거

여하튼 가서 물건만 안사면 되지 하는 맘에 난 별 망설임 없었다

오로지 코에 바람 쏘일 요량으로 즐겁기만 했다

집에 와서 돌쇠한테 이번 토요일 쌍계사 벚꽃구경하러 간다 하면서 전단지를 보여줬더니

하는말이 "너 묻지마 관광 가냐? 이제 별델 다 다니는군" 하더니 가지말라소린 안한다

 

오늘아침  늦을까봐 3분 간격으로 맞추어 놓은 알람이 마구 울려댔다

평소 버릇이 어딜 가랴 조금만 조금만 시간재다 아이쿠 또 늦었다

자는 돌쇠를 깨워 나좀 ㅇㅇ 까지 태워줘 했더니 투덜거리며 일어났다

근데 늦었다고 택시잡는 시간도 아까워 깨웠더니 목욕탕에서 머리까지 감고 나온다

이그~~~ 남 속타는줄도 모르고

가까스로 버스안으로 헐레벌떡 뛰어올라 타니 에구구 내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제서야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몇통 와있다

전화해 보니 방금 떠났단다 그래도 다행인지 내가 올라탄 버스가 같은회사 버스라 행선지가 같으니 그냥 타란다

버스를 죽~~ 둘러보니 내또래 정도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근 나보다 어린사람도 없구

모두 머리 힛끗힛끗한 할머니 할아버지 였고 그나마 젊은 사람이 중년의 아줌마 몇분이었다

12시쯤 되어 점심 식사를 하고 바로 협찬사로 향했다

흑삼을 파는 곳이었는데 강의를 듣고나니 정말 저 흑삼을 먹으면 아픈곳 없이 건강하게 백수를 누릴것만 같았다

강의가 끝나자 용량이 작은건 30만원 부터 큰건 60만원 가량했는데 그 비싼 흑삼을 너두 나두 사기 시작했다

난 구입을 하지 않았지만 판매원 대여섯명이 들어와서 계속 살것을 권유했는데 안 사고 그자리 있기가

매우 민망했다  더 민망했던건 가이드 까지 나서서 자꾸 사라고 권유할때 였다

흑삼 파는곳을 떠나 또 간곳이 녹용을 파는 곳이었는데 여기서도 어김없이  녹용의 효능에 대해서

강의을 들어야만 했다

아까 그렇게 비싼 흑삼을 샀는데도 불구 하고 여기서도 만병통치약인 녹용의 효능에 매료된 노인분들은

또 구매를 했다

이래저래 7시 40분에 인천에서 출발한 차는 오후 3시가 넘도록 쌍계사 근처에도 못가구 있었다

이러다 구경도 못하고 도로 인천오는거 아니야는 말에 가이드가 걱정말라구 큰소리 쳤다

쌍계사 입구에 다다라 차들이 꼬리를 물어 화개장터까지 기어가다 시피하여 도착한 시간은

해도 저물어 어둑어둑한 저녁이었다 7시가 넘어서 도착한 화개장터는 상인들이 떨이를 외치며

가게를 접구 있는 중이었다

너무 늦고 어두어 쌍계사 입구까지 펼쳐진 벚꽃터널을 구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들 집에 가길 원했고 버스안으로 벚꽃구경을 포기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몇몇 분이 항의를 하자 가이드가  미안하다 이런 사과의 말은 하지않고

차가 밀려서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변명만 반복적으로 했다

내가 주말에 차 밀리는거 당연한거 아니냐고, 그런거 감안안하고 협찬사 들르기에만 급급하고

여행은 뒷전 아니냐 이건 여행사 고의성이 보인다 그랬더니 벌컥 낯빛이 변하면서 나한테 한마디 했다

자기는 월급쟁이니까 여행사에 집적 항의 하라나 이런 말도 안돼는 소리를 하더니

주위 아줌마들이 나의 역성을 들어주자 꼬리를 내리고 여행사에 전화를 한다

그제서야  죄송하다고 대신 저녁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전단지에 적혀있는 조식은 천원짜리 깁밥 한줄이었고 간식은 건빵 한통(한통으로 전부 나눠먹으니 한줌이었다 )  주류는 사슴농장에서 준 술이 전부였다

인천에 도착하니 새벽1시 였다 하루죙일 앉아있기만 했더니 허리가 쑤셨다

콧바람 쏘인다고 나간 나의 봄나들이는 노인네들 약사는데 쫒아다닌 꼴 밖에 안되었다

내 다시는 이런 여행은 안가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하지만 이런곳에 따라간걸 후회하진 않는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나에게 추억은 남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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